직장인이라면 마음속으로 한번쯤 MBA를 꿈꿔본 적이 있을 겁니다.
왜 MBA를 꿈꾸는 사람은 많고, 실제로 도전하는 사람은 적을까요? 전형적인 실패 사례를 들어보죠. 처음이나 두 번째 진급, 혹은 이직이 주는 설렘은 금방 사그라들고, 급여만으로는 카드값도 겨우 갚는 상황에서, 이름 있는 회사에 다닌다는 사실에 안주하며 살아가다가, 어느 날 거울을 보고 깨닫습니다. 젊었을 때 싫어하던 옛 상사가 바로 지금의 나라는 사실을. 그리고 어느 날, 동기나 동료 중 한 명이 해외 MBA 학교에 갔다는 소식을 듣고 마음이 움직입니다. SNS 사진을 보며 그들의 삶이 내 삶이 될 수도 있었다는 생각에, 학교 랭킹을 확인하고 GMAT 교재를 사기 시작합니다. "GMAT 750점만 넘기면 하버드나 스탠퍼드도 갈 수 있겠지?"
GMAT 교재를 산 후 처음에는 잘 풀리지 않지만, 해답지를 참고하며 공부하니 점수가 나아 보입니다. 공식 시험에 바로 도전합니다. 하지만, 결과는 580점. 컨디션 탓을 하며 한 달간 대충 공부한 후 다시 시험을 봅니다. 610점. 조금 더 올랐으니 한 달 더 공부하면 되겠다 싶어 다시 시도합니다. 결과는 570점. 시험장을 나오며 말합니다. "MBA ROI도 요즘 별로라던데 누가 가냐?"
이는 전형적인 실패 사례일지라도, 많은 이들이 비슷한 과정을 겪고 있습니다. 물론, GMAT 점수가 중요한 건 사실이지만, 시험 점수만이 전부는 아닙니다. 다음 단계로는 에세이, 추천서, 인터뷰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 모든 과정을 겪다보면 차라리 GMAT이 가장 쉽다고 느껴질 수 있을 정도입니다. 이런 과정들을 모두 완주하고 좋은 결과를 얻기란 상당히 어려워보입니다. 하지만 나에게 맞는 마음가짐과 접근방식을 가지고 시작하신다면, 이 과정들이 재미있게 느껴질 겁니다.
저의 삶과 조건들은 엘리트 코스에서 한번도 이탈하지 않은 전형적인 MBA 지원자들과는 달랐습니다. 그래서 저의 마음가짐과 접근방식은 달라야 했습니다.
그러면 저는 어떤 마음가짐과 접근방식을 가졌었을까요?
첫번째, 나를 대체할 수 없는 지원자로 만들어야 한다.
MBA 준비 과정에서 다른 지원자들하고 소위 말하는 "스펙"을 비교하게 되는건 어쩔 수 없습니다만, 사실 크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이 과정은 나의 과거의 선택이 어떻게 현재의 결과를 만들었는지, 그리고 미래에 제가 가진 가능성으로 해당 MBA를 통해 세상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를 입학 사정관을 설득하는 과정입니다. 그래서 MBA는 단순히 남과의 스펙 경쟁이 아니에요. 각자의 인생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가 어떤 선택을 이끌었는지는 사람마다 다를 수 밖에 없고, 학교도 어떤 가치를 가진 사람을 키워주고 싶은지 저마다 다를 수 밖에 없습니다. 나를 상대적으로 평가할 수 있도록 만들지 마세요. 나는 비교 대상이 없는, 독특한 가치를 가진 지원자여야 합니다.
자신을 깊이 성찰하고 장점과 취약점까지 모두 드러내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분명 가치있습니다. 스펙 경쟁으로 접근하면 흔히 MBA 준비 카페에서 보는 '어느 학부 GPA 졸업, 어디 회사 재직, 해외 경험 다수'와 같은 글에 불과해집니다.
두번째,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 내 인생이 어떻게 영향을 받고 영향을 미칠지 이해한다.
세상은 변합니다. 그리고 우리도 변하죠. 시간이 흐를수록 변하지 않는 것은 우리의 본질적 도덕성일 것입니다. 이는 의사결정의 중요한 나만의 원칙이 됩니다. 우리가 MBA 가고자 하는 이유는 리더가 되기 위해서입니다. 리더는 수많은 결정을 내리며, 그 결정들이 최선일 수도, 최악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자신이 믿는 원칙에 따라 최선을 다해 결정합니다. 그리고 이 결정들은 세상에 영향을 미칩니다. 나만의 원칙들은 어떤 것들이었는지 잘 생각해 보세요. 이 원칙들은 나라를 바꾸더라도, 산업을 바꾸더라도, 직무를 바꾸더라도 근본이 됩니다. 그리고 이 원칙에 깔린 가치들이 내가 원하는 학교의 가치들과 얼마나 부합하는지 살펴봐야 합니다.
요점은 이렇습니다. 우리는 세상이 발전하고 변하는 것에 영향을 받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시류에 휩쓸리기만 하면 근본이 드러나게 됩니다. 무언가를 이루려면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트렌드는 순간의 스냅샷에 불과합니다. 트렌드에 적응하고 발전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내가 진짜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 어떤 선택을 해왔는지입니다. 어드미션 팀은 이러한 점을 봅니다. 나는 학교가 추구하는 가치에 부합하는 선택을 통해 이런 커리어와 삶을 만들어 왔으며, 세상이 어떻게 변할지를 고려하여 내가 리더로서 내리는 선택들을 어떻게 가치 있게 발전시킬지를 보여줘야 합니다.
재미있는 점은, 학교마다 기수별로 어느 정도의 테마가 있는 입학생들을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 테마는 지원 및 입학 시점 기준입니다. 예를 들어, '22년 클래스는 2020년에 입학했습니다. 2020년 코로나 시대의 디지털 변환이 가장 큰 흐름이었던 이 클래스는 전통 산업과 기술의 결합을 했던 분들이 많이 보였어요. '23년 클래스는 메타버스, '24년 클래스는 블록체인이 주요 테마였습니다. 아마 '25년과 '26년 클래스는 AI와 관련된 경험을 한 사람들이 많을 것입니다. 그렇다고 현재 회사나 직무가 이 테마와 직접적으로 관련이 없다고 걱정하지 마세요. 테마를 현재 하고 계신 일에 적용하려는 노력도 중요합니다. 리더로서 세상이 어떻게 발전하는지 이해하고, 그에 따라 전략과 실천 방안을 발전해 나가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리더의 역할이며, 어드미션 팀들이 당신이 어떻게 리더의 역할을 수행해나왔는지를 평가합니다.
세번째, 내가 경험한 모든 실패들과 부정적인 면모들은 나의 소중한 자산이다.
사실 에세이를 작성하는 시간이 제게는 가장 좋았습니다. 에세이에서 내가 잘한 부분들을 나열하는 것은 당연히 중요합니다. 하지만 저는 저의 성공에 기여한 원칙과 능력이 모두 과거의 실패와 그 당시 가지고 있었던 저의 한계에서 비롯되었다는 것도 보여줬습니다. 저는 실패들을 겪은 후, 다시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각오로 오랜 인내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이 모든 과정이 저만의 독특한 이야기를 만들었습니다.
한계는 기술적인 것일 수도 있고, 인간적인 것일 수도 있습니다. 전자는 새로운 것들을 배우고 적용하시면서 기르시면 됩니다. 후자의 경우, 자신의 약점을 개선하는 데 시간을 쓸지, 이미 잘하는 것을 더욱 발전시키는 데 집중할지는 개인의 선택에 달려 있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부정적인 면모를 개선하거나 생산적으로 전환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이러한 실패와 한계 인식에서 얻어진 배움들이 제가 어떻게 삶과 커리어를 발전시켜왔는지, 그리고 속한 공동체와 사회에 어떤 기여를 해왔는지를 보여주는 데 중요합니다. 이런 유일무이한 경험들은 확실히 기억에 남고,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듣고 싶게 만듭니다. 이런 이야기들 덕분에 인터뷰 기회도 얻게 됩니다.
누군가는 물을 수 있습니다. "정말로 그저 학위를 위해 이토록 지독하게 해야하나요?" 제 학부 전공은 경영학이나 엔지니어링이 아니었고, 저의 경력도 가족 사업, 컨설팅, 투자은행, 또는 국내 대기업에서의 경험이 아닙니다. 하지만 저는 언더독으로서 독특한 배경이 오히려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봤고, 그래서 승부수를 던지기로 했습니다. MBA는 저의 최종 목표가 아니었습니다. 이는 단지 최종 목표에 도달하기 전에 반드시 넘어야 할 관문이었고, 그렇기에 최선을 다하기로 했습니다. 시도는 가볍게, 태도는 진중하게.
이런 마음가짐으로 거쳐온 과정들은 저에게 어떤 사람인지, 무엇을 추구하는지 돌아보게 하는 중요한 기회였습니다. 모든 것이 제 선택이나 통제를 벗어났다고 느껴질 때, 묵묵히 이 과정을 수행해나가는 것은 제가 스스로 해낼 수 있는 유일한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역설적이지만, 이 어려운 준비 과정은 저에게 작지만 소중한 위안이 되었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GMAT 시험이 무엇인지,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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